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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원의편지중
명절날
나는 엄매 아배 따라
우리집 개는 나를 따라
진할머니 진할아버지가 있는 큰집으로 가면
이 그득히들
할머니 할아버지가 있는 안간에들 모여서
방안에서는 새 옷의 내음새가 나고 또 인절미 송구떡
콩가루떡의 내음새가 나고 끼니 때의 두부와 콩나물과
볶은 잔대와 고사리와 도야지비계는 모두
선득 선득하니 찬 것들이다.
밤이 깊어가는 집안엔
엄매는 엄매들끼리 아르간에서들 웃고 이야기하고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웃간 한 방을 잡고 조아질하고
쌈방이 굴리고 바리깨돌림하고 호박떼기하고 제비손이 구손이하고
이렇게 화디의 사기방등에 심지를 몇 번이나 돋우고
홍게닭이 몇 번이나 울어서 졸음이 오면
아릇목싸움 자리 싸움을 하며
히드득거리다가 잠이 든다.
그래서는
문창에 텅납새의 그림자가 치는 아침
시누이 동세들이 욱적하니 흥성거리는 부엌으론
샛문 틈으로 장지문 틈으로 무이징게국을 끓이는 맛있는
내음새가 올라오도록 잔다.
- 백석,<여우난골족>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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